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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

네오 포르테 흰둥이



나의 앙앙이, 미오100SS가 이제 12000km를 더 달렸다.
잘 관리해줬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비를 맞혔더니 많이 낡았다.

하지만 그런 연유보다도, 미오의 작은 사이즈 때문에 기변을 결심하게 되었다.
나이는 먹어가고, 앞으로 박사 마치려면 4년은 더 타고 다녀야 하는데,
32살 먹고 조그마한 미오를 타고 출퇴근하는 모습을 생각해보면,
너무 볼품 없는 것이 아닌가?

조그마하지만 예쁜 클래식 디자인의 미오100SS.
이를 대신할 스쿠터를 열심히 찾았다.



후보로 오른 것들이 대림 Q2, SYM 조이라이드 등이다.

대림 Q2는 작년에 나온 최신 모델로 빅스쿠터 형태로 디자인된 놈이다.
큰 사이즈, 스마트키, 각종 편의성, 세련된 디자인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주차하기에 부담스런 크기, 출시 초기이다 보니 아직 안정화되지 않은 생산 라인 등이 문제가 되었다.
물론 중고가가 250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도 부담이고.

대림 Q2의 잦은 고장 문제 때문에 눈을 돌려 SYM 조이라이드를 알아보았다.
이놈도 Q2와 마찬가지로 빅스쿠터 형태인데, Q2보다는 조금 슬림하다.
디자인이 멋지지는 않지만 깔끔하며 흰둥이의 경우 예쁘더라.
효성S&T에서 출시되었던 메가젯과 쌍둥이 모델이라 부품 수급이나 A/S 등도 좋은 장점이 있다.
다만 많이 팔린 모델이 아니다보니, 좋은 매물을 구하는 것이 어려웠고,
신차가 330만원이나 하는 비싼 놈인데도 불구하고
원가 절감된 각종 스위치 등이 아쉬웠다.



이렇게 고민을 하며 파쏘와 바이크마트 등의 중고거래 게시판을 서성이고 있었는데,
우연히 네오 포르테 흰둥이 매물을 보게 되었다.
같은 연구실에 네오 포르테를 타는 형이 있어 자주 본 모델인데,
이 녀석의 디자인이 마음에 안들어서 진작에 후보에서 제외된 모델이었다.
그런데, 흰둥이는 예쁘더라. 더군다나 올라온 매물은 검정색 윈드쉴드를 달아놓아서 더욱 예뻤다.

여기에 꽃혀서 그때까지의 모든 고민을 수포로 보내고 바로 연락을 했다.
그게 이번 화요일 저녁의 일이다.

하지만 난 목요일에는 기말고사가 있고, 금요일에는 연구미팅이 있고,
금요일 오후와 토요일에는 책상 제작 작업이 있다.
그래서 판매자에게 토요일 저녁에 거래할 수 있겠냐 하니까,
판매자 왈 "다른 분들의 연락도 많이 와서 오래 기다릴 순 없어요."

아... 어쩌지... 흰둥이 네오 포르테는 보기 힘든 매물이고, 거기다가 상태 좋고 순정인 놈은 더더욱 보기 힘든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수요일 저녁에 거래하죠!" 라고 말해버렸다.



그리고, 오늘... 저녁에 왕십리에 가서 스쿠터를 인수해왔다.






















사진에는 주행거리가 5400km이지만, 4000km를 달리고 계기판을 갈았던 적이 있어서 실제 주행거리는 9000km이다.
적은 거리는 아니지만 2009년식이고 상태가 좋기 때문에 앞으로도 충분히 탈 것 같다.
미오100SS로 3년동안 1만km를 탔으니 이 녀석으로도 비슷하게 타겠지.
박사 졸업할 때까지는 충분할 것 같다.


네오 포르테 흰둥이를 타 본 소감은,

1. 초반 가속이 미오에 비해 너무 약하다.
2. 중반 가속은 더 좋다.
3. 앞쇼바는 부드럽지만 뒷쇼바는 약간 딱딱하다.
4. 엔진 상태는 좋았고, 소리도 좋다. 다만 감속할 때 약간의 진동이 있다.
5. 미오에 비하면 크고 무거워서 주행이 훨씬 안정적이다.
6. 스위치는 불편하다. 미오가 워낙 편리하게 디자인된 모델이었으니... ㅠㅠ
7. 인젝션 모델이라 시동을 걸 때 약간 기다려야 한다. 까먹으면 안돼!

앙앙이 쥬니어가 된 네오 포르테 흰둥이. 줄여서 앙쥬~

잘 달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