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기월식과 천왕성 엄폐
- 촬영 일시 : 2022. 11. 08. 20:00~20:30
- 촬영 장소 : 대전 아파트 단지
- 망원경(경통/렌즈) : 프랑티스 BW13 쌍안경 (10X50)
- 가대(삼각대) : AP TMK-344B
- 카메라(CCD) : 갤럭시노트 10
- 촬영 방법: 쌍안경의 접안렌즈에 카메라를 근접시켜 촬영(어포컬 촬영)
지난 11월 8일 저녁, 개기월식이 있었다.
한국에서 관측 가능한 개기월식은 몇 년에 한번씩 발생하는, 흔한(?) 천문 이벤트이지만,
이번 개기월식은 개기식 중에 천왕성이 달 뒤로 숨었다가 다시 나타나는 엄폐 현상이 발생하는 특별함으로 인해
언론 및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다.
개기식은 19시 16분부터 시작되었지만, 천왕성 엄폐는 20시 23분에 시작한다고 하여,
20시 즈음 쌍안경을 들고 아파트 단지 공터로 내려갔다.
이미 개기식 중인 붉은 달과, 달의 좌측 아래(8시 방향)에서 달을 향해 달려가는 천왕성이 보였다.
아! 사실은 천왕성이 가만히 있고, 달이 지구 그림자 속에서 천왕성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다.
달은 생각보다 빠르게 천왕성으로 다가가고 있었고,
어느새 천왕성은 달 뒤로 숨어버렸다.
아니지. 달은 천왕성을 가려버렸다.
"우와!"
사실, 어떻게 보면 흔한 개기월식일 뿐이다.
달 옆의 반짝이는 것이 천왕성이라고 하니까 천왕성인줄 아는 것이지, 모르고 보면 그냥 별일 뿐.
한국에서 개기월식과 천왕성 엄폐를 동시에 관측할 수 있는 건 200년 이내에 없다고 하지만,
개기월식은 3년 후인 2025년에 다시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면 뭔들 의미 있을까.
나는 지구 상의 80억* 인구 중 한 명일 뿐이고,
이름을 불렀을 때, 꽃이 되어 나에게로 와준 그도 하나의 몸짓일 뿐.
*하필 며칠 전인 2022년 11월 15일 기준으로 세계 인구가 80억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11월의 쌀쌀한 어느 밤.
나는 내 인생에 두번 다시 없을 우주의 이벤트를
꽃이 된 그와 함께 즐겼다.